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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 상식

국제연맹과 유엔의 역사

by 푸른바다99 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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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은 문명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19세기를 이끌었던 과학 기술은 20세기에 대량 살상무기를 만들어냈고 인류 문명을 선도한다고 자부하던 서구 열강들은 야만스러운 학살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1차 대전의 이러한 충격은 서구 열강들이 한마음으로 뭉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으로 수많은 사상자들 이 전쟁이 마지막이어야만 해 이 한 가지 명제에 당대 최고의 강대국들은 동의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전쟁을 예방할 수 있을까 유럽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각각의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유럽의 전통적인 열강들은 기본적으로 모든 문제가 독일에게 있다고 봤습니다. 
통일되면 너무나도 강해지는 이 독일을 세계대전의 원흉 즉 전범 국가로 못 받고 영원히 힘 자랑을 할 수 없는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려고 그래서 나온 게 바로 베르사유 조약입니다. 


1차 대전 후 유럽 대륙은 베르사유 체제라고 불리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독일은 온갖 페널티와 막대한 전쟁 배상금에 묶여버리게 되죠.

유럽 대륙과는 떨어져 있어 당사자가 아니었던 미국 미국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베르사유 조약 이거 너무 빡세서 나중에 탈 날 것 같았거든요. 
이런 유럽식 묶어두기 전략보다는 이상주의적 계획을 들고 나와요 바로 국제연맹이었습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모두가 함께 대화하고 협력하는 기구를 잘 정착시 시키면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베르사유 조약은 체결하되 조약 1조에 국제연맹 창설 조항을 넣자고 우 우입니다. 
그렇게 베르사유 체제와 함께 국제연맹이 창설되는 데 성공 이거 잘 돌아갔을까요. 
국제연맹 의도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불안했어요. 
무엇보다 가입국 라인업부터
더 허술했습니다. 1차 대전 패전국들 가입 거부 소련 공산주의자 거부 그리고 미국도 거부 미국이 만들었는데 미국 거부라니 뭔 소리냐고요 미국 의회가 거부했어요. 


아직은 고립주의를 고수하며 외부 세계 일과는 거리를 두던 미국 윌슨 대통령의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야당의 반대 때문에 가입이 무산됐어요. 베르사유 조약의 국제연맹 창설 조항 넣어놓고 막상 자기네들은 못 들어간 거죠. 


시작부터 이렇게 반쪽자리였던 국제연맹 그래도 일단 대빵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 자리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왕국과 아시아의 초신성이었던 일본까지 영입해서 구색은 갖췄습니다 가입국 더 받고 몸집 키우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죠.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점이 하나 더 있었어요. 
모든 나라들이 평등했다는 겁니다. 연맹을 움직이게 할 동력이 없었던 거예요. 
상임이사국 입장에서는 감투 써봐야 돈만 더 내야 되고 뭐 이득이 없었고 무슨 의사 결정 같은 걸 할 때도 모든 회원국들이 모여서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됐기 때문에 강대국들 입장에서는 이 모임을 멱살 잡고 끌고 갈 동기 부여가 부족했던 거죠. 


거기다 따로 군사력도 없고 각 나라들을 제재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 이득이랑 상충된다 그럼 그냥 나가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막을 방법이 없는데 뭐 어쩌겠어요. 처음에는 기대감도 있고 면도 있으니까 다들 자리 지키면서 눈치 게임 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각종 대사건들이 터지면서 탈주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국제연맹도 초반에는 여러 문제에 개입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려 했습니다. 
실제로 국제연맹의 활약으로 해결된 분쟁도 꽤 있었고 독일 그러니까 바이마르 공화국도 상임이사국으로 끼워줬어요. 
그러나 1929년 인류사 최대의 경제 위기였던 미국발 경제 대공황이 터져 버립니다. 
소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가 말 그대로 작살이 나게 되어 국가가 위기에 빠지면 극단주의자들이 세를 불리는 세상에 이지 가뜩이나 베르사유 체제로 손발 다 묶여 있던 독일에서는 나치가 등장하고 이탈리아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이 장하 일본도 군부가 나라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파시즘에 빠져든 나라들은 주먹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있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연맹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었어요. 


그러나 아까 말했듯 뭐 어쩔 건데요. 
독일이 베르사유 체제에 이제 안 할 거라며 1913년 그냥 국제연맹을 탈퇴해 버립니다. 
일본도 같은 해 탈퇴하고 1937년에는 이탈리아도 탈퇴해요. 
독일이랑 일본이 자기네 동네에 깽판 치고 이탈리아는 뜬금없이 에티오피아를 침공하는데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고 여기는 게 사람 심리 아니 국가 간 심리이기도 하잖아요. 


한 번 봐주니까 끝이 없었습니다. 나치 독일은 일단 베르사유 조약 쌩 까고 오스트리아랑 합병을 해버립니다. 
그러면서 게르만 민족끼리 나라 합치는데 뭐가 문제냐고 나와요 영국이랑 프랑스 이거 못하게 하면 또 전쟁 날까 무서웠거든요. 
영국이랑 프랑스가 무섭다는데 어떻게 해요. 
국제연맹은 그냥 뚝딱 해버립니다. 어 가만 보고만 있네 히틀러 싱글벙글하죠. 


게르만계 인구가 많다는 똑같은 논리로 이번에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듣습니다. 
아 전쟁 무서운데 또 넘어가 줘요. 이게 왜 웃기냐면 독일은 국제연맹 탈퇴해서 비회원국이고 체코슬로바키아는 회원국이거든요. 
근데 연맹의 투탑이자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이랑 프랑스가 평화 타령하면서 다 자기네 회원국 삥 뜯기는 걸 보고만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아무것도 못하던 국제연맹 이 사태로 인해 사실상 존재 이유 자체가 사라져버린 거였어요. 
결국 그렇게도 무서워했던 대전쟁 즉 2차 대전이 터져버립니다. 


1차 대전보다 더 크고 많은 희생을 치르며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폐허가 됐어요. 
2차 대전이 끝나고 1946년 이름만 남아 있던 국제연맹은 유엔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되죠.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해야 됐습니다. 이미 핵무기까지 나온 마당에 3차 대전이 일어나면 인류 멸망까지 갈 수도 있었어요. 
일단 상임이사국 라인업부터 느낌이 좀 다릅니다. 
2차 대전의 주요 승전국인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화민국 진짜 센 놈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수틀린다고 탈출하기에는 너무 무섭죠 비상임이사국 자리도 10개가 있는데 이건 나머지 회원국들 중에서 2년 임기로 상황에 따라 균형적으로 뽑아서 계속 물갈이가 됩니다. 


이렇게 영구적인 자리인 상임이사국 5개국과 변동되는 자리인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모여서 안건을 결의하는데 이렇게 15개 이사국들이 모인 회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속칭 안보리라고 하죠. 
모든 회원국들이 모이는 총회에서 안건을 결의했던 국제연맹과는 달리 평등이고 뭐고 일단 센 놈들한테 센 놈 인증 해 주자로 간 거예요.

유엔 가입국들은 좋든 싫든 안보리의 결의안을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최소한 결의안을 위반하지 않는 척이라도 해야 돼요 미국이랑 소련이 보고 계셔 그래서 결의안이 일단 통과되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이게 싫으면 결의안의 통과 자체를 막아야 되는데 결의안 통과가 막히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죠. 
첫 번째는 10개 비상임이사국 중 일곱 개 이상 국가가 반대하는 경우고 두 번째는 다섯개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발동하는 겁니다.

이 거부권이 국제연맹 때와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센 놈 15개국 중에서도 제일 센 놈 5개국만 키를 가지고 있어서 안보리의 나머지 14개국 아니 전 세계의 나머지 모든 국가가 찬성하는 결의안이라도 상임이사국 하나만 거부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컷이라는 거죠. 
외교적으로 욕 먹든 말든 일단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이겁니다. 이렇듯 상임이사국의 권한이 사기급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도 상임이사국 할래 하며 문을 두드리는 강대국들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그중에서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나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2차 대전의 전범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을 포함해 네 나라 정도 있습니다. 
이 내 국가들은 g4라고 자기네들끼리 협의체를 만들어서 서로를 상임이사국으로 만들어주려고

협력을 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얘네들이 새로운 상임이사국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으려는 단체도 있습니다. 
이름하여 커피 유럽에는 같은 전범국 독일의 승급을 막으려는 물귀신 작전의 이탈리아 그리고 많이 죽긴 했지만 아직 칸타가리 하는 에스파냐가 있고 중남미에서는 한때 대장 노릇했던 아르헨티나랑 멕시코가 브라질을 막고 있습니다. 
인도 같은 경우는 태생적으로 원수지간인

파키스탄이 막아서는 중이고 대한민국도 거의 창설 당시부터 여기 참여하고 있습니다. 
뭐 말하지 않아도 이유는 일본 막아야지 정식 명칭은 합의를 위한 공동체 새로운 상임이사국 떡밥이 슬슬 올라오던 1995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참여국 외교대사들끼리 만나서 처음. 나온 말이

커피부터 한 잔 하시죠 였기 때문에 커피 클럽이라고 불립니다. 
그냥 커피나 한 잔 하자는 말로 모든 설명이 끝날 정도로 뚜렷한 목적과 신뢰를 가지고 있는 그런 사이라고 할 수 있죠 이슬람 대표도 있어야 된다며 가입 터키를 비롯하여 멤버들이 확충되어 현재 커피 클럽의 정식 멤버

모두 12개국입니다. 새로운 상임이사국을 선출하려면 유엔 가입국 전체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임이사국 떡밥이 나올 때마다 커피 클럽은 각자의 외교력을 총동원 최대한 많은 국가들을 포섭해 여섯 번째 상임이사국이 나올 수 없게 최선을 다하고 커피 클럽은 배신자도 원천 차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파키스탄이 갑자기 독일의 상임이사국 승급 찬성한다고 해버리면 이탈리아랑 에스파니아가 가만히 있겠어요. 
인도를 풀파워로 지원해서
키스 물먹이겠죠. 반대로 뭐 아르헨티나가 1분 승급 찬성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벨몬트 듀스 정말 좋은 오렌지로 실제로 커피클럽은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2011년 5월 로마에서 열렸던 회의에서는 120개국이 참여했을 정도죠 상임이사국이 추가가 되면 눈치 봐야 하는 국가만 늘어나는 건데 커피 클럽 밀어줘서 뭐 나쁠 거 없잖아요. 
사실 유엔도 영향력 없다. 빛 좋은 개살구다라는 비판을 자주 듣습니다. 
그래도 꽤나 오랜 기간 동안 3차 대전 안 일어났잖아요. 유엔이 국제연맹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오래오래 잘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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