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생활하길 원합니다.
그 나라의 수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정도가 꽤 심하다고 합니다.
한국의 전체 인구 수는 약 5천만 명 정도인데 이 중 약 1천만 명 정도가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수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도시권을 수도권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과 경기도가 여기에 속합니다.
수도권의 면적은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약 11%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전체 인구 중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왜 수도권에 특히 서울에 몰려 있으며 언제부터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 된 것은 조선시대 때부터였습니다.
이때는 서울이 아니라 한양이었죠.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는 수도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깁니다.
지금이야 세금을 낼 때 인터넷을 이용하면 되지만 그 당시에는 곡물로 세금을 냈기 때문에 직접 운반해야 했습니다.
한양은 조선의 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오는 세금을 받을 때도 장점이 있었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군사적으로 방어하기에도 유리했습니다.
조선시대는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했던 농경사회였습니다.
이때는 인구가 한 곳에 밀집되는 현상은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 인구가 밀집되면 농사를 지을 땅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남는 땅이 생기기 때문이죠.
한양에 인구가 몰리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후반 이후로 추정됩니다.
조선시대 때는 과거 시험을 통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과거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성공으로 취급되던 때였죠.
과거 시험은 천인을 제외한 양인 모두가 응시할 수 있었지만 예외 규정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1969년 숙종 때 서울도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거 시험은 지방에서도 많이 치러졌지만 한양에는 왕이 있기도 했고 조선의 수도였기 때문에 한양에 위치한 성균관에서 더 많이 치러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씩 한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죠.
또 1670년에서 1671년에 있었던 대기근 때 먹을 게 너무 없어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갔지만 그나마 한양의 구술 체제가 잘 이루어진 덕분에 대기근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한양으로 몰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식량 수탈을 위해 전라도와 경상도가 항구로 개발되면서 인구가 몰리기도 했고 6.25 전쟁 때는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면서 부산에 많은 인구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전쟁 이후 한국은 산업화가 시작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의 영향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었죠.
1960년대 전체 인구의 10%밖에 되지 않던 서울의 인구는 1980년대까지 빠르게 상승하더니 1985년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성장 거점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성장 거점 전략은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서울을 비롯한 부산 울산 쪽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전라도는 상대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기도 했고 조선의 곡창지대였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의지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전체 인구는 늘어났지만 전라도의 인구는 줄어드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쪽은 더 발달될 수밖에 없었고 사람이 줄어드는 쪽은 더 도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0년대에 실시된 제2차 국토종합개발계획으로 지역 간 빈부 격차를 줄이려고 했지만 이것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자되었고 격차는 더 심해지게 됐습니다.
1997년에는 일명 imf라고 불리는 외환 위기가 터지게 되었고 많은 회사들이 망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쪽으로 몰리게 됐습니다.
이것은 과거 경신 대기근 때와 같은 현상입니다.
과거 조선 사람들은 그래도 한양에는 먹을 게 있겠지 라는 생각이었다면 과거 한국 사람들은 그래도 서울에는 일자리가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죠.
1990년대 이후 한국은 공업화를 넘어 정보화 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보산업 지식산업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사회가 개편되면서 인구가 많은 쪽에 일자리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 몰렸고 2010년 서울 경기도 인천의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 속도는 계속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고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물론 문화 생활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서울공화국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으며 대한민국은 서울이고 서울이 대한민국인 상황이 되어버렸죠.
최근에는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려는 여러 가지 정책과 집값 문제 때문에 서울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 때문에 서울 근처인 경기도와 인천으로 이동한 것이지 지방으로 분산된 것은 아닙니다.
나라가 발전하면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리고 많은 인구가 몰리면 더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죠.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 지금보다 더 발달된 세상에 와 직장과 집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공간의 제약이 없어진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떤 정책을 사용하더라도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은 힘들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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