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굉장하다고 합니다.
문화의 관점에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커다란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의 정의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괜찮습니다. 저 단 거 안 먹어요. 문제는 상대방의 의견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애인 사이에서도 연락을 잘 안 하는데요.
애인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면 민폐가 될까 봐 내가 마음속에 그어놓은 선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상대에게도 쉽게 기대지 못하는 것이 일본인의 마음인 것이죠.
어렸을 때 즐겨 보던 만화 마징가제트가 사실은 일본 말라는 것을 알고 한참 동안 충격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드래곤 볼과 슬램 덩크를 읽으며 보냈던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 제 귀에는 소니 카세트 플레이어의 이어폰이 꽂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현재 전 세계가 한국 문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bts가 빌보드 1위를 하고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을 줄은
막장 드라마의 대명사 한국 드라마가 수십 개 나라에서 1위를 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얼마 전만 해도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이런 일들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저는 두 나라의 문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문화심리학자로서 제가 정의한 한국인과 일본인은 한국인은 선을 넘는 사람들 일본인은 선을 긋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한데 동양 유교 문화권의 한국과 일본이 그렇게까지 차이가 있겠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계실 텐데요.
바로 이 문화의 관점에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커다란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인들은 한마디로 오지라퍼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한다는 거죠.
쥐업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 애는 언제 낳을 거니 명절날 친척들 잔소리 많이 듣지 않으셨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친척뿐만이 아닙니다.
듣다 듣다 남의 일에 신경 좀 끄시라 한마디를 하면 우리 사이에 이런 얘기도 못 하나 내가 남 같지 않아서 이런 얘기를 해주는 거야 아무개씨 그렇게 안 봤는데 섭섭하네 등등 오히려 그쪽에서 섭섭해하고 심지어 화를 냅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인들은 전혀 다릅니다. 남일에 참견을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불편한 이야기나 부탁 같은 것도 잘 안 합니다.
심지어 일본 사람들은 애인 사이에서도 연락을 잘 안 하는데요.
보통 한국에서는 하루만 연락이 안 돼도 큰일 난 것처럼 연락을 하고 하루에도 서너 번씩 연락을 하죠.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1 2주일에서 한 달까지 연락이 안 돼도 별로 불만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연락을 안 하는 이유는 애인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면 민폐가 될까 봐 한국인으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일이죠.
물론 일본인들도 한국인들을 볼 때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절대 이해가 안 되는 대상은 없습니다.
문화심리학이야말로 절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오늘은 한일 양국의 문화 비교를 통해 선을 넘는 사람이든 선을 긋는 사람이든 서로를 이해하고 어울리는 법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말씀드릴 부분은 한일 양국의 문화 콘텐츠의 차이입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두운 역사나 비참한 현실 등 현실적인 주제를 많이 다릅니다.
아카데미 상을 받았던 기생충이나 넷플릭스 1위에 빛나는 오징어 게임 등이 대표적이죠.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은 건담 같은 미래 로봇 물이나 지브리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처럼
현실이 아닌 말 그대로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웬만하면 밖으로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현실을 살려고 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리고 답답하면 한국 사람들은 집을 나가죠.
반면 일본 사람들은 내면 세계에서 만족을 얻는 것 같습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일본인들은 집 안에 틀어박힙니다.
히키코모리라고 하죠. 물론 일본인들이 현실을 아주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에 대한 답까지도 상상 속의 세계에서 찾으려 한다고 할까요.
선을 넘는 이들의 장점은 현실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뭐가 됐든 현실에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답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바깥을 향한 이들의 관심은 빈약한 내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뭔가 내가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밖으로 나가서 행동을 하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게 뭐였지
싶은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 것이죠. 반면 선을 긋는 이들은 내면은 비교적 충실합니다.
밖으로 나가는 대신에 내면으로 파고들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내면에 지나치게 침잠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 보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잊게 됩니다.
바깥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죠 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은 집 바깥에 있으니까요.
두 번째로 살펴볼 측면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감정의 차이입니다.
두 나라의 대표적 정서로 정과 한국의 정과 일본의 아마에를 들 수가 있는데요.
한국의 정의라는 것은 내가 상대방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참 고맙고 생각하면 굉장히 마음이 따뜻한 이런 마음인데 문제는 상대방의 의견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코파이 광고 기억나시죠 그냥 내가 하고 싶으면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말 없이 초코파이를 들이미는 것이 우리의 정인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저 단 거 안 먹어요. 너도
한편 일본의 아마에는 우리 말로 어리광이나 응석으로 옮길 수 있는 정서인데요.
상대방에게 의지하고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쉽게 이 아마이를 드러내지 못하는데요.
그것이 상대방에게 민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애인에게 전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마음속에 그어놓은 선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상대에게도 쉽게 기대지 못하는 것이 일본인의 마음인 것이죠.
정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날로 개인화되는 세상에서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은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선을 넘는 사람들은 과연 상대방이 내 정을 필요로 하는지 이걸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데 나만의 적응을 강요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에 선을 긋는 분들은 평소에는 정말 예의 바르고 깔끔한 분들입니다.
그렇게 쿨할 수가 없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하지만 이분들은 남의 참견이나 도움을 너무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외롭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는 게 사람 살아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한국과 일본의 세 번째 차이는 정치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납니다.
바로 얼마 전에 대선이 있었는데요. 한국인들은 정치에 굉장히 진심입니다.
정당과 정치인 정책 등등에 대한 관심도 많고
투표 말고도 정당에 가입을 한다든지 정치인의 후원금을 낸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도 많이 해야죠 반면 일본인들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정치에 대한 이러한 태도 역시 두 나라 사람들의 선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는데요.
한국인들은 정치를 정치인들의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신경 써야 할 내 일이기에
생업을 뒤로 한 채 거리에도 나가고 촛불도 드는 것이죠.
한편 일본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정치인은 정치인들의 일이라는 거죠.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뭔가를 요구하거나 책임을 묻는 일도 별로 없기 때문에 국민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선을 넘는 사람들의 사회는 역동적입니다.
서로 자기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기 때문이죠.
변화에 대처가 능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좀 시끄럽습니다 시끄럽지만 어쨌거나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남의 마음도 내 마음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죠.
사실 한국인의 정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남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실망과 미움도 커질 수 있는 것이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네 내 마음 같지 않네 이상하네 잘못됐네 속상하네
저는 이것이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선을 넘는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는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내 생각이 틀렸을 가능성이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좀 더 이해해보려는 노력 등도 필요하겠죠.
반면 선을 긋는 사람들의 경우
내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사회가 잘 돌아갈 때는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회 분명 바람직한 사회입니다.
안정적인 시스템 하에서 서로를 신뢰하며 풍요로운 개인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그동안 알던 일본의 장점이었죠.
문제는 그렇지 않을 때입니다. 정치가 국민의 뜻과 어긋날 때 국민들은 그것을 바로잡을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라의 주인은 국민 아니겠습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동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선을 넘을 필요도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사는 내 나라니까요. 저는 한국과 일본 어느 문화가 더 우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는 사람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뭐가 더 좋고 뭐가 더 나쁘다 이런 평가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다만 각자의 현실에서 좀 더 바람직하고 적절한 선택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현실에 대해 우리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수많은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지내온 이웃입니다.
얼마든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이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그 이유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문제나 영토 문제를 떠나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저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죠.
상대가 어디에 선을 긋고 있는지를 알아야 그 선을 내가 넘든지 지켜주든지 아니면 다시 긋든지 할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두 나라가 두 나라 사람들이 친구가 되어 서로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두 나라의 문화 교류에서 찾고 있는데요.
최근 일본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굉장하다고 합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케이팝에 열광하며 한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이전에는 한국의 인류가 있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일본 전자제품을 쓰면서 일본을 동경했던 젊은이들이 많았었죠.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이었고 말입니다.
비단 한일 관계 뿐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여러분과 정말 다르고 정말 반대인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내가 생각지도 못한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나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가면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갈 수도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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