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와 「자화상」
1940년대 일제는 우리나라의 신문사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더 이상 신문을 찍지 못하게 하고, 우리
말을 아예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 말과 글만 쓰게 하는 정책까지 펼쳤습니다. 이러한 시대 현실로부터 어
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윤동주는 더
욱더 자기 자신에 대해 갈등했습니다.
지성인이라면 불의와 부정에 맞서 싸워야겠지만, 윤동주는 그렇게 나서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
다. 그래서 심한 좌절감을 맛보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의 「자화상」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에서 화자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 그 안을 가만히 들
여다보는 것은 자신을 성찰하는 행위입니다. 즉, 이 시에는 자아 성찰과 인간적 고뇌를 토로하는 윤
동주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출처: 이건청 저, 장선환 그림, 『윤동주』(서울: 교원, 2002), 47~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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