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1개 509 우리 돈으로 508 원 백엔숍의 가격이 오십엔이었던 때가 있었던 거 아시나요.
이게 1970년대에서 80년대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20년 전인 2002년 일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1971년 맥도날드가 긴자에 1호점을 열었을 때 햄버거 값이 80엔이었는데
30년 뒤에 가격이 오히려 20일엔 더 떨어진 겁니다.
최근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25엔대까지 떨어지면서 지금 일본은 엔저로 난리인데요.
햄버거 59엔 10엔숍의 물건 값이 50엔숍이었던 이때 달러당 환율 수준이 지금과 비슷합니다.
2002년 1월 달러당 엔화값은 135엔까지 떨어졌습니다.
2002년은 일본이 이전해 일어난 미국의 911 테러 여파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던 때입니다.
실업률이 5%를 넘으면서 고용 소비 소득 모두가 저조했습니다.
10월에는 급기야 니게225 지수가 8498까지 곤두박질 칩니다.
1989년 3만 9천까지 치솟았던 지수가 5분의 1 토막 난 겁니다.
최근 일본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이 충격을 증폭시키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큰일 났습니다라고 하면 어김없이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랑 일본 걱정이다 한국이나 걱정해라 하는 분들 많이 계시잖아요.
매년 20조 원에 가까운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이를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자산에서 막대한 이자와 배당 수입을 얻는 일본을 왜 걱정하느냐는 건데요.
그런데 일본을 걱정할 때가
맞습니다. 무역흑자 막대한 해외 자산 등 일본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던 이유인 경상 수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상수지란 무역 수지와 서비스 수지 1 2차 소득 수지를 더한 수치입니다.
무역이나 투자 가치 외국과의 경제 거래 내역을 기록한 한 나라의 가계부입니다.
여기서 막대한 해외 자산에서 매년 이자와 배당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걱정 없다라는 부분이 바로 이 1차 소득 수지를 얘기합니다.
근데 일본의 경상수지 구조를 뜯어보시면 최근에 엔화 급락과 무역수지 적자가 왜 문제이고 일본이란 나라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공식만 외우면 지루하니까요.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보실 1996년 이후 일본의 경상수지 추위입니다.
무역 서비스 수지와 1차 서비스 즉 해외 자산으로 벌어들인 이자와 배당 소득만 표기를 했습니다.
2천 년대를 먼저 한번 보시죠 무역 서비스 수지와 1차 소득 수지가 각각
100조 엔씩 쌍끌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경상 흑자 규모가 20조 엔에 우리 돈으로 매년 200조 원씩 벌어들었다는 얘기입니다.
2007년 경상흑자는 25조 엔 우리 돈으로 250조 원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조차 14조 엔 흑자였습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구도가 크게 변합니다.
무역 서비스 수지 흑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다 못해서 적자를 내는 해가 늘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경기 침체에 빠진 2012년에서 2014년은 무역 서비스 수지가 10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낸 탓에 경상 흑자 규모도 4조 원 안팎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2016년 후반 경상흑자가 다시 20조 엔 수준을 회복한 것은 1차 소득 수지에서 매년 20조 엔 이상의 흑자를 낸 덕분입니다.
결론적으로 2020년대 들어 일본 경제는 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익의 부진을 해외 자산의 이자와 배당 소득으로
하는 구조로 변했습니다. 무역흑자와 해외자산의 이자 배당이라는 두 개의 기둥 가운데 무역 흑자 기둥이 무너지면서 해외 자산의 이자 배당 한 개의 기둥만 남은 셈입니다.
이후 일본은 해외 자산의 이자 배당 수입 덕분에 경상 흑자는 유지를 해왔는데요.
이마저도 최근 들어
바뀌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일본의 경상수지는 2개월째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경상 적자는 1조 180 7억 엔으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기둥이던 1차 소득 수지마저 무너졌냐고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1월 1차 소득 수지는 1조 2890억엔 흑자로 1년 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문제는 무역 서비스 적자였습니다.
1월 무역 서비스 적자 규모는 2조 3천422억 엔으로 1년 새 4배가 늘어났습니다.
무역 적자가 너무 커지다 보니까 해외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와 배당 수입으로 만회가 안 되는 겁니다.
일본을 이렇게 휘청이게 만든 게 바로 20년 만에 최저치인 엔저입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힘든 거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런데 일본은 가뜩이나 원유 같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인데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니까 충격이 배가 됩니다.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달러로 결제를 하잖아요.
지불을 하지 않습니까
근데 에너 가치가 급락하니까 1조 원 적자가 날 게 2조 원으로 불어나더라는 겁니다.
2천 년대까지 일본의 경상 흑자를 이끌던 무역 수지가 경상 적자의 원인이 된 건 2010년 이후 일본 기업들이 생산 거점과 연구시설을 해외로 대거 옮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이전 도쿄 나오에서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습니다.
일본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해서 판 돈은 일본의 수출로
않으니까요.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따르면 1995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전체 수출 가운데 자국 내에서 생산한 부가가치 비중이 94%였습니다.
다시 수출의 대부분은 다 국내에서 만들어서 해외로 팔았다는 얘기죠 그런데 2018년 이 수치는 83%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미국은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자국에서 제조를 해서 해외 고객에게 판매한 반면 일본은 자국 내 산업이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고노 류타로 bmp 파리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에는 경쟁력이 없어서 일본에 남을 수밖에 없는 기업만 남았기 때문에 제조업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졌다.
지적을 합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일본의 실질적인 수출량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 같으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늘어난다고 좋아했을 일본이 이제는 거꾸로 원유나 원재료 수입 값이 급등한다고 울상인 이유입니다.
국가 경제의 체질이 완전히 바뀐 거죠.
그 결과 올해는 일본이 1980년 이후 42년 만에 연간 기준으로 경상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9일 자체 분석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이 120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지금 현재 수준입니다.
현재 수준이 계속될 경우 9조 8천억 엔의 경상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을 했습니다.
아오키 다이즈 ubs 증권 최고 투자 책임자는 일본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경상 적자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경상 적자가 이렇게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순대외자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일본의 2020년 말 대외 순자산은 356조 9천700억 엔으로 30년 연속 세계 1위입니다.
어마어마하죠. 그런데 2019년부터 대외순자산이 줄기 시작 2020년에는 2위 독일과 차이가 24조 엔까지 줄었습니다.
2021년 수치가 아직 안 나왔는데 독일이 일본을 역전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니 나옵다 일본의 믿을 구석인 순대외자산이 더 이상 큰소리 뻥뻥 칠 상황이 아니게 된 겁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위기가 일어날 때마다 엔화는 같이
치솟는 안전자산이었습니다. 엔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대접을 받는 근간이 30년째 세계 최대인 순대외자산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엔화는 주요 25개국 통화 가운데 두 번째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안전자산 대접을 전혀 못 받고 있는 거죠.
엔저가 경상 적자를 증폭시키고 순대외자산을 감소시키면서 일어난 이변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본도 마음이 급합니다. 스즈키 주니치의 일본 재무상은 지난 15일 기자회견과 18일 국회에서 잇따라 기업이 원재료값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임금 인상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엔화 약세는 나쁜 엔저라고 말했습니다.
통화 당국 최고 책임자가 환율 수준을 이처럼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한국은행 분께 제가 여쭤봤더니요.
환율은 상대국에 걸려 있는 문제 예를 들어서 달러엔 환율이라면 미국이라는 상대가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통화 당국자들은 환율의 수준이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를 꺼리고 반대로 속도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게 너무 빨리 진행된다 너무 느리다 이런 식으로 속도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 재무상이 나쁜 ense 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구두 개입을 했는데도 에너 가치는 126 7엔까지 떨어졌습니다.
연내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흔하게 나옵니다.
자 에너의 방향을 바꿔 놓으려면 이런 구두 개입이 아니라 일본 은행이 나 홀로 금융 완화를 멈춰야 한다는 분석
지배적입니다. 미국 영국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전부 금리를 올리는데 일본 은행만 지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잖아요.
이자율이 제로인 일본을 떠나서 이자율이 높은 미국에 투자하는 게 이런 경우에는 상식이겠죠.
그런데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 은행이 나 홀로 금융완화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외통수에 걸렸다는 말이 나옵니다.
구로다 총재는 2014년 취임 직후부터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으로 아베노믹스를 측면 지원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 수준을 유지할 때까지라는 게 정책 목표였는데요.
이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긴축으로 돌아서면 지난 10년간의 금융완화 정책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는 거죠.
환율을 방어하려다가 자칫 재정을 파탄낼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은행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작년 말 일본의 국채 장고는 처음으로 1천조 엔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56%로 133%의 미국 108%의 영국의 두 배가 넘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50% 정도입니다. 올해도 일본 정부는 예산 부족분 30 10조 엔을 적자 국채를 발행해서 메웁니다.
일본이 g7 최악의 재정 건전성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 은행이 국채의 상당 부분을 사들여서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일본 은행은 일본 국채의 44.1%를 갖고 일본 재무성은 일본 은행이 만약에 금리를 1%포인트만 올려도 2022년도에 연간 국채 원리금 부담이 3조 7천억이 늘어날 것이 전망을 했습니다.
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7조 5천억 엔 더 불어난다고 합니다.
일본의 연간 예산이 100조 원인데요.
세수는 70조 원 정도밖에 안 모여서 나머지 30조 원을 매년 국채를 발행해서 빚을 내서 메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100조원 예산의 3분의 1 가량인 25조 원을 국채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는 데 씁니다.
나머지 3분의 1은 사회보장비로 쓰고요 이렇게 매년 예산의 3분의 1을 국채 원리금을 갖거나 고정적으로 나가는 복지비에 쓰다 일본이 미래 성장 전략에 예산을 집중할 여력이 없는 이유가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1 2% 포인트만 더 올라도 부담이
4조 원에서 8조원 더 늘어난다는 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일본의 연간 방위 예산과 맞먹는 돈을 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이게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러한 부담을 다 감수해도 좋다. 그래도 통화 긴축 정책을 실시한다고 해서요.
엔저를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워낙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미국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물가와의 싸움에 나섰거든요.
미국 정부가 엔화 강세를 용인할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은행 관계자는 환율을 방어하려면 금리를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야 되는데 일본의 금리를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면 재정이 파탄 나서 다시 엔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엔화 약세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요.
일본의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사이제리아의 호리노 이세 사장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대책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화제를 모으는 인물입니다.
지난해 1월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점심 시간에도 외식을 자제해 달라라는 일본 정부의 권고에 대해서 공식 석상에서였습니다.
부사로 나 장난해 지금이라고 맹 반발을 해서 한편으로는 물의를 일으키고 한편으로는 시원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호리노 사장이 지난 13일 실적 발표를 위해서 기자회견을 다시 가졌는데요.
이날도 모든 수입품의 통화 약세의 여파가 불어닥치는 최악의 엔저 라면서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취재진이 그러니까 언제까지 엔 약세가 계속될까요 라고 질문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호리노 사장은 그러다가 바뀌지 않는 한 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 대답을 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도 호리노 사장과 일치합니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임기는 내년 4월 9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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